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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골프] 투어밴 체험기 - TOURVAN LIFE

201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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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피팅과 수리, 용품 전달 그리고 선수와의 소통 등 투어밴에서 일어나는 일은 한 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지난 7월 중순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앞두고 대회장에 모습을 드러낸 타이틀리스트 투어밴에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네 발 달린 피팅 센터
몇 년 전부터 각 용품 브랜드에서는 소속 선수들이 대회에서 불편함 없이 최고의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투어밴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투어밴에서는 어떤 업무가 이뤄질까요?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7월 14일 인천 스카이72 드림듄스를 찾았습니다. 이곳에는 7월 16일부터 열리는 K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앞서 각 브랜드들의 투어밴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주차장에 들어서는 순간 검은색 바탕에 타이틀리스트 로고와 타이틀리스트의 볼이 그려진 대형 트럭이 눈에 띄었습니다. 어림잡아도 20톤이 넘는 초대형 트럭이었습니다.

투어밴은 쉽게 말하면 투어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장비를 손질해주는 이동식 클럽 피팅 센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클럽 피팅 말고도 해당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 볼, 신발, 장갑 등이 지급되는 용도로도 쓰입니다.
타이틀리스트 투어밴은 선수보다 최소 한 시간 먼저 문을 열고 선수들이 떠난 시간보다 한 시간 늦게 문을 닫습니다. 타이틀리스트 리더십 팀 서동주 팀장은 “대회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고 가장 늦게 철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선수들이 대회에 앞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꾸리고 대회에 나설 수 있게 돕기 위해서다”고 설명했습니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의 공식 연습일은 화요일이었지만 타이틀리스트 투어밴은 월요일 저녁에 이미 드림듄스에 도착했습니다.
공식 연습 라운드일 오전 7시부터 타이틀리스트 투어밴은 문을 열었습니다. 내부에 들어서자 클럽 피팅을 위한 모든 것이 빠짐없이 구비돼 있었습니다. 서동주 팀장은 “갑자기 클럽을 수리해야하거나 아니면 상황에 따라 요청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웨지 그라인딩, 그립 교체, 골프화 징 교체까지 모든 것을 갖췄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대쪽에 있는 수납공간에는 볼이나, 장갑, 모자, 골프화, 의류 등 선수들에게 필요한 장비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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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라운드 전후로 가장 바빠
오전 8시, 반가운 얼굴이 투어밴을 찾았다. 올 시즌 신장암을 물리치고 투어에 복귀한 이민영2입니다. 이민영2는 대회에서 사용할 볼과 장갑을 수령하기 위해 투어밴을 찾았습니다. 특히 필요 물품을 전달하면서 선수 개개인의 컨디션과 불편함이 없는지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선수와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타이틀리스트 여성 선수 지원을 담당하는 송대겸 과장은 “단순히 클럽이나 용품 등 필요한 것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선수와 소통을 통해 그 선수에게 피드백을 얻을 수 있고 무엇이 필요한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8시 5분, 타이틀리스트 리더십 팀 회의가 열렸습니다.
타이틀리스트 리더십 팀은 서동주 팀장을 비롯해, 한민철 차장, 공형진 차장, 구현진 대리, 임지웅 대리가 클럽 파트를 담당합니다. 또한 볼, 장갑, 신발 등 선수들에게 적합한 물품을 제공하는 송대겸 과장을 비롯해 어패럴을 담당하는 남우조 사원 등이 한 팀을 이뤄 대회장을 누빕니다. 회의는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 선수 클럽 및 제품 지원 현황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회의가 열리는 중간에도 선수들의 방문은 계속됐습니다.
오전8시 15분, 김소이가 방문해 대회 때 착용할 모자와 장갑, 볼 등을 수령했습니다. 송대겸 과장은 “여자 선수들의 경우 볼, 신발, 장갑 사용 계약을 한 선수들이 많아서 연습 라운드 전에도 많이 오는 편이다. 물론 연습라운드 후에도 많은 선수들이 찾아온다. 그래서 연습라운드 전 후로 가장 바쁘다”고 말했습니다.

연습 현장 방문은 필수
8시 30분이 되자 리더십 팀이 분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현장에서 선수들의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서입니다.
서 팀장은 “원래는 클럽 하우스 근처에 투어밴을 주차해놔 수시로 코스를 돌며 선수를 지켜보지만 이번 대회는 투어밴과 코스가 떨어져 있기에 함께 움직입니다. 그리고 투어밴이 와 있는지 모르는 선수도 있어 현장에서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 등을 제공하기 위해 현장 방문은 필수다”고 설명했습니다.

연습 그린에는 스카티 카메론 퍼터가 수북히 담긴 백이 있었습니다. 선수들은 자신의 퍼터 외에도 이 퍼터들을 가지고 퍼팅 연습을 합니다. 간혹 즉석에서 퍼터를 바꿔 경기에 나가는 선수도 있습니다.
8시 40분, 이명환은 퍼터를 담당하는 공형진 차장과 대화를 나눠가며 여러 가지 퍼터를 시험해 보고 있었습니다. 이명환의 경우 타이틀리스트 어패럴을 착용하고 있어 플레이를 하는데 지장이 없는지도 살펴봤습니다.
같은 시각 한민철 차장은 정혜진, 송대겸 과장은 안근영 등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컨디션에 이상이 없는지, 불편한 점은 없는 지 등을 살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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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소통의 장

오전 10시 30분, 대부분의 선수들이 연습라운드를 시작했습니다. 다시 투어밴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이 시간에도 투어밴을 찾는 선수가 있습니다. 미녀 골퍼 윤채영이었습니다. 윤채영 역시 대회 때 사용할 용품을 지급받으러 투어밴을 찾았습니다. 윤채영은 서 팀장과 10분이 넘게 클럽 적인 부문부터 개인적인 부문까지 서슴없이 대화를 나눴습니다.
서 팀장은 “투어밴은 단순히 기계적인 공간이 아닌 선수들과 피터들 사이의 만남의 장이다. 선수들과 가족사라든지 살아가는 이야기 등 사적인 대화를 주고받으며 믿음이 쌓이고, 그 믿음 위에서 서로 소통하며 함께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윤채영이 서 팀장과 대화를 나누던 중 스카티 카메론 퍼터를 사용하는 이승현이 어머니와 함께 투어밴을 찾았습니다. 이승현은 퍼터 밸런스 등을 점검했습니다. 선수의 요구에 맞춰 퍼터를 담당하는 공형진 차장이 발 빠르게 그립과 밸런스 등을 점검했습니다. 이승현은 공 차장이 제작한 퍼터를 가지고 연습라운드를 나서며 점검을 했습니다.

오전 11시, 점심시간입니다. 점심은 선수들의 일정에 맞춰야 하기에 식사 시간은 불규칙적입니다. 송 과장은 “선수들이 많이 찾을 경우 투어밴에서 간단히 해결하기도 한다”고 귀띔했습니다.
오후에는 연습라운드를 마친 선수들이 투어밴을 찾았습니다. 선수가 바쁠 경우 부모님이 대신해 물품을 수령합니다. 오후엔 장수연과 배선우의 아버지가 나란히 투어밴을 방문했습니다. 송 과장은 “선수 부모님과의 소통도 중요하다. 여자 선수의 경우 고민을 쉽게 말하지 못하는 선수도 있다. 이럴 땐 부모와 대화를 통해 선수의 고민을 듣고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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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연습라운드를 마친 선수들의 방문이 계속됐습니다. 홍진주는 물품 수령 외에도 골프화를 들여다보며 문제점이 없는지 상의했습니다. 이어 안송이, 박성현, 이정민 등도 투어밴을 방문해 물품을 수령해갔습니다.
오후 5시, 연습라운드 일정이 종료된 지 한 시간이 지났습니다. 슬슬 철수를 준비했습니다. 투어밴은 또 다음 대회를 위해 이동을 준비합니다. 서 팀장은 “제품 지원, 클럽 피팅 등과 같은 기술적인 지원 뿐만 아니라 선수들과 일대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선수가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교감하는 감성적 지원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업무적인 관계가 아닌 긴밀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 리더십의 핵심이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타이틀리스트는 외국 투어에 진출한 선수에 대한 지원도 활발하게 이뤄집니다. 물론 한국에서 받는 지원과 똑같이 진행됩니다. 이를 위해 일본과 중국에서 열리는 대회일 경우 리더십 팀에서 돌아가며 해외 출장에 나섭니다.
서 팀장은 “선수들이 해외에서 적응을 빨리 할 수 있도록 리더십 팀에서 돌아가며 일본이나 중국 대회장에 나선다. 선수들이 국내에서와 똑같은 서비스를 불편함 없이 받을 수 있게 돕기 위해서다. 그 선수가 외국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을 땐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체험을 통해 선수와 피터 사이의 소통과 믿음으로 가득 차 기계적이면서도 사람 냄새가 나는 투어밴은 지금도 선수들을 위해 온 더 로드 중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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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INTERVIEW
타이틀리스트 리더십 팀 여자 선수 지원 담당
송대겸 과장


Q. 투어밴에서 하는 일은?
A. 투어밴에는 클럽 세팅 장비는 물론 볼, 장갑 의류 등 골프에 관한 모든 장비가 갖춰져 있다. 선수 컨디션이나 코스 환경에 따라 최적의 클럽을 세팅할 수 있다. 또한 매 시합마다 선수 또는 부모님에게 직접 볼, 장갑 등을 제공한다.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선수의 피드백, 고민거리, 요청 사항 등을 듣는다.

Q. 선수들이 투어밴에서 가장 많이 하는 것은?
A. 물품 수령 외에 그립 교환이나 웨지의 바운스, 라이각과 로프트각을 맞추는 작업을 많이 한다. 선수가 연습라운드나 프로암 때 문제를 느끼면 직접 트랙맨을 들고가 체크를 하고 이에 맞는 클럽을 제작하기도 합니다.

Q. 투어밴에서 업무를 하면서 뿌듯했던 적은?
A. 슬럼프를 겪던 양제윤 프로가 우리와 손잡고 그 해 KLPGA 대상을 탔을때다. 물론 선수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겠지만, 우리 제품에 대한 확신과 믿음을 줬다는 점에서 기뻤다.

Q. 반대로 가장 아쉬운 부분은?
A. 우리는 한 선수에 집중하기 보다는 최대한 많은 선수를 동등하게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타 브랜드보다 선수 계약금이 적어도 우리는 제품에 대한 자신과 믿음이 있기에 많은 선수가 우리 제품을 사용한다. 하지만 가끔 금액차이 때문에 정들었던 선수가 떠나면 서운하다.

Q. 타이틀리스트 투어밴만의 특징은?
A. 필드안의 골프 종합 센터라고 보면된다. 타이틀리스트 리더십 팀은 클럽, 웨지, 퍼터, 어패럴, 볼, 장갑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움직인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항상 있기 때문에 선수들의 요구 사항을 쉽게 처리할 수 있다. 또한 굳이 클럽 문제가 아니더라도 언제나 투어밴을 방문해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선수도 많다. 대화와 소통이 이뤄지는 사랑방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글 | 한종훈     사진 | 유의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