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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골프] 웨지 피팅을 받다, HOW TO WEDGE GAPPING

2018-05-23

쇼트 게임의 거리 컨트롤이 불안정 했다. 올해 초 아이언을 바꾼 이후에 나온 상황이었다. 피칭웨지와 그 다음 웨지 사이의 거리 편차가 너무 컸다. 그래서 타이틀리스트피팅센터(TFC) 스카이72에서 웨지 피팅을 직접 받아봤다.아이언을 교체할 때 피칭웨지의 로프트를 눈여겨보지 않은 것이 패착이었다. 게임향상용 카테고리이기 때문에 예전의 로프트와 엇비슷할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요즘 게임향상용 아이언 쪽도 스트롱 로프트(Strong Loft)를 적용한다는 것을 간과했다. 따라서 그루브 손상 등을 고려해 웨지를 교체할 때 예전의 조합을 의심 없이 고수했다. 아무 생각 없이 ‘52-56도’ 웨지를 끼워넣은 배경이다.몇번의 라운드에서 피칭웨지의 스윙을 달리하면서 거리를 조율했었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이번에 확실하게 갭핑(Gapping)을 해보자고 마음먹었고, 타이틀리스트피팅센터(TFC)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타이틀리스트는 지난 3월에 ‘SM7’ 웨지를 선보였고, ‘스페셜 웨지 피팅 데이’를 5월까지 운영하고 있다. 그 시스템을 이용했다. 피팅은 TFC-스카이72의 박철완 선임 피터가 도왔다.피칭웨지 로프트 45도, 갭 웨지 52도TFC-스카이72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내가 가지고 있는 피칭웨지를 측정하는 것이었다. 로프트를 측정한 결과 내가 가지고 있는 피칭웨지의 로프트는 45도였다. 이 웨지로 거리 테스트를 했더니 캐리 118야드에 총 거리 125야드가 나왔다. 론치 앵글은 약 27도, 스핀량은 7000rpm대였다.난 그동안 48도 웨지를 풀 스윙했을 때 약 120야드를 보낸다고 생각했었다. 오래 전 측정 장비를 통해 얻었던 결과를 그대로 적용해왔던 셈이다. 테스트를 통해 확인한 결과 45도 로프트를 사용했을 때 48도로 예상했던 거리가 나왔다. 가지고 있는 52도 웨지로는 약 100야드를 보낸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거리 테스트에서는 약 95야드가 나왔다.전반적으로 웨지의 거리가 예상과 실제 속에 큰 차이가 났다. 내가 가지고 있던 웨지 조합에서의 예상은 피칭웨지 120야드, 갭웨지 100야드였지만 실제는 120야드에 95야드였던 셈이다. 난 두 웨지의 로프트 차이 4도에 거리 차이 20야드로 정확히 셋업했다고 판단했지만 실제로는 로프트 7도 차이에 거리 차이는 25야드였다. 120야드 안쪽의 쇼트 게임에서 예상보다 거리가 짧았던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피팅 세션 과정1. 가지고 있는 웨지의 로프트, 라이앵글 등을 측정한다.2, 3. 클럽의 거리를 측정한 이후 테스터의 스윙 경향도 확인한다.4. 다양한 로프트와 바운스의 헤드, 샤프트로 이상적인 조합을 찾는다.로프트 4~5도, 거리 10~15야드 차이로 셋업웨지 사이의 로프트 차이는 4~5도에, 거리는 10~15야드를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 4월에 한국을 방문 했던 ‘웨지의 거장’ 밥 보키가 다시 한번 강조했던 내용이다. ‘로프트와 거리’에서 좀 더 중요한 요소는 거리다. 아이언을 ‘10야드’ 차이로 두듯이, 웨지도 일정한 거리 차이를 두어야 한다. 따라서 25야드의 거리를 쪼갤 웨지 하나가 필요했다. 로프트 45도와 52도 웨지 사이에 웨지 하나를 끼워넣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박철완 피터는 ‘50도’를 추천했다.결과적으로 그동안 익숙했던 조합을 버리고, 새로운 구성을 해야 하는 시점이었다. 웨지의 숫자는 전체 클럽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롱 게임을 잘 한다면 웨지의 숫자를 늘릴 수 있다. 반대의 상황이라면 줄어들 수 있다. 그 동안의 클럽 구성은 웨지의 숫자를 늘리는 쪽이었다. 난 클럽 14개 셋업을 다음과 같이 해왔다. 드라이버, 4번 우드(또는 5번), 4번 하이브리드, 5번~피칭웨지, 퍼터 10개다. 따라서 스페셜 웨지를 활용할 수 있는 룸이 많았다.보키 SM7 모델, 라이앵글은 2도 높게이번에 피팅 세션을 활용하면서 50도 웨지를 기준으로 어떻게 조합할지를 결정하면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50도를 추가하고 기존에 사용하던 52-56으로 가든지 아니면 이 참에 50-54-58도로 셋업할 지의 여부. 그동안 60도 웨지는 정말 유용했기 때문에 이걸 다시 끼워넣을지 고민하면 됐다.50도 웨지를 먼저 테스트 했다. 모델은 보키디자인의 SM7이었다. 피칭웨지와 같은 NS프로 950 스틸 샤프트를 끼웠고 바운스는 8이었다. 라이앵글은 스탠더드, S그라인드였다. 테스트 과정에서 바운스와 그라인드를 결정하기 위해 테스트를 했다. 지면에 테스트 판을 깔고 웨지 소울 쪽에 테스트 테이프를 붙인 이후에 스윙을 통해 스윙 스타일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난 웨지 샷에서 그렇게 크거나 깊은 디보트 자국을 만들어 내는 골퍼는 아니다. 완만한 궤도를 가지고 있다. 미드 바운스에 가장 스탠더드한 그라인드가 맞는다는 테스트 결과를 받았다. 문제는 임팩트가 중심에서 토우 쪽으로 치우치고 있다는 점. 이건 내 고유한 스윙 경향이기도 했다. 이전에 사용하던 아이언을 피팅할 때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라이 앵글을 손봤었다. 평균보다 1~2도 높여 셋업했었다. 50도 웨지 테스트에서도 라이 앵글을 2도 업라이트 하게 조정했더니 타점이 중간으로 돌아왔다. 라이 앵글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웨지의 방향 안정성과 거리 손해를 보지 않게 됐다. 이게 피팅의 혜택 중 하나다.실제 그린 주변, 벙커에서도 테스트TFC-스카이72에서는 실내에서 샷을 해도 볼이 떨어지는 지점을 눈으로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다. 실내 타석 바로 앞의 셔터를 올리면 드림레인지 필드가 나타난다. 웨지를 풀 샷 했을 때 탄도와 거리, 방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대다수 피팅 과정은 실내에서, 수치로만 확인할 수 있다. TFC-스카이72의 다른 장점은 드림레인지의 다양한 공간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실내에서 테스트를 끝내면 인근의 쇼트 게임 공간으로 이동해 실전 테스트를 한다. 아주 중요한 과정이다.그린 주변에서 테스트를 하면서 다양한 바운스와 그라인드를 사용했다. 난 갭 웨지는 미드 바운스, 샌드와 로브웨지는 하이 바운스를 선호하는 편이기는 했다. 내 선택이 맞는지, 더 좋은 조합이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다양한 모델을 쳐봤다. 보키 웨지의 장점 중 하나는 전문 웨지 업체로는 가장 많은 옵션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로프트, 바운스, 그라인드를 종합해 총 23가지 옵션을 제공한다.오랜 시간 동안 그린 주변에 머물면서 원하는 모델을 원하는 만큼 테스트 했다. 평균적인 퍼포먼스가 가장 좋았던 조합은 50도와 52도에서는 미드(8도), 56도에서는 하이(14도) 바운스였다. 5. 실내 테스트를 끝내면 실제 코스와 같은 연습 그린에서 2차 테스트를 진행한다.6. 벙커에서도 직접 볼을 치면서 작은 차이까지 찾아낸다.7, 8. 다양한 로프트, 바운스, 그라인드 모델을 써볼 수 있다.환부를 드러내고 속에 있는 말을 하다최근에 벙커 샷에 큰 문제가 있었다. ‘초보자’ 처럼 벙커에만 빠지면 불안했다. 따라서 라운드 할 때는 되도록 모든 벙커를 피하는 매니지먼트로 홀을 공략했었다. 하지만 모든 벙커를 피해갈 수는 없는 법. 이번 피팅을 계기로 벙커에서 확실하게 탈출할 수 있는 모델을 찾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로프트, 바운스, 그라인드를 달리하면서 테스트를 했는데, 마음에 확실하게 드는 조합은 완성하지 못했다. 몇번 ‘이거다’ 싶은 샷을 했고 그 옵션의 모델을 사용해볼까도 고려했지만 일관성은 부족할 것 같았다.하지만 자신감은 확실하게 얻었다. 벙커 샷과 웨지와 관련해 그동안 누군가에게 내 환부를 드러내고, 내 속마음을 얘기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 전 지금은 은퇴한 김대섭과 인터뷰에서 그가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느꼈던 것을 얘기했었는데, 그 말에 다시 한번 수긍했다. 악성 입스로 고민하던 김대섭은 한때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그 이후 재기에 성공했었다. 그는 “진료 시간에 의사는 내 말을 계속 듣기만 했다. 난 진료 기간 내내 내 마음 속에 있는 말을 했는데, 진료가 거듭될수록 내 마음은 편안해졌다.”피팅 내용을 종합한 문서를 받다피팅 세션은 거의 1시간동안 진행됐다. 그 시간동안 난 참 많은 말을 했고 피터는 내 말을 들어주었다. 최근 피부과를 다니는데, 만족스럽지 못한 것은 담당 의사가 거의 질문을 하지 않고, 내 얘기를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진료실에 들어가 나올 때까지 채 1분이 걸리지 않는다. 의자에 앉기 전부터 “어때요?”라고 묻고, “지난 번과 거의 같다”라는 답을 돌려주면, 컴퓨터 자판을 몇번 두드린 이후에 처방전을 완성하고 커서를 옮겨 출력한다. “목요일에 오실 수 있어요?” 다음 환자를 봐야하니 이제 그만 나가 달라는 신호다.약 1시간의 세션을 마무리하고 공항고속도로를 따라 집으로 돌아오는 데 마음은 따듯해졌다. 테스트 당일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졌고 연습장 주변의 장식물이 날릴 정도로 바람이 강하게 불었으며, 최근의 라운드에서 잦은 쇼트 게임 미스로 몸도 마음도 추웠었다. 이번 세션을 통해 해답 하나를 얻어서 멀지 않은 시점에서는 뭔가 근사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피팅을 미치고 돌아오는 길에 카카오톡 메시지가 하나 들어왔다. ‘타이틀리스트’에서 보낸 것이었다. 피팅 결과가 담긴 문서. 집에 와서 열어보니 그날 테스트 결과가 상세히 들어있었다(난 오래 전부터 팀 타이틀리스트(TT) 멤버다. TT 멤버라면 다양한 자료를 받아볼 수 있다).클럽을 믿으면 결과도 좋다피팅 이후 한번 라운드를 했었는데, 자신의 조건을 안다는 것이 홀 공략과 스코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 새삼 확인했다. 웨지의 거리를 확실하게 알게되면서 웨지를 좀 더 믿고, 따라서 좀 더 확률 높은 샷을 할 수 있었다. 120야드 안쪽 샷에서의 정확도가 꽤 높아졌다. 풀, 스리쿼터, 하프 샷으로의 컨트롤도 자신 있게 할 수 있었다.벙커 샷은 예상했던대로 업&다운이 심했다. 클럽에 대한 믿음이 높지 않으니 당연히 결과도 극과 극이었다. 시간을 내서 TFC에 한번 더 가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피팅을 시작한 김에 끝을 보기는 해야 할 것 같다.웨지 피팅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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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도08도NS프로 950레귤러2도 업라이트투어 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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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 | 사진 심영우▶ SM7 웨지 자세히 보기▶ 스페셜 웨지 피팅 예약하기#팀 타이틀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