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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골프]이형준 프로 인터뷰

2018-02-19

이형준, 못 이룬 꿈 하나
GOING TO THE TOP

이형준은 지난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군산CC전북오픈에서 우승을 했고 한국에서 열린 미국PGA투어 ‘더CJ컵’에도 참가했다. 홀인원과 코스레코드도 기록했고 캐디인 여자친구와 결혼까지 했다. 행복한 한해를 보냈지만, 이루지 못한 것이 하나있다. 제네시스 대상 수상. 이형준은 “올해는 꼭 대상을 받겠다고” 했다. 지난해 말에는 얼굴을 맞대고 올해는 전화를 통해 지난 한 해와, 다가올 한 해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올 시즌 준비는 잘되고 있나?
지난 1월9일에 태국 치앙라이로 왔다. 두달 정도 머무를 예정이다. 쇼트 게임을 보완하고, 필드 감각을 유지하는 게 목적이다. 특히 거리가 긴 편이 아니라 쇼트 게임에 더 집중해야한다. 트러블 샷 위주로 스킬을 길러야할 것 같다. 체구가 작은 편이라, 체력 훈련도 같이 할 예정이다.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나?
전담 헬스 트레이너가 있는 건 아니지만, 틈틈히 헬스를 하고 있다. 그리고 잘 먹고, 잘 자는 것 또한 중요하게 생각한다. 고기를 좋아해, 삼겹살을 자주 챙겨 먹는다.

작년 겨울, 제네시스 대상 시상식에서 2개의 상을 받았다.
카이도시리즈카이도투어챔피언십with솔모로CC 1라운드에서 60타를 쳐 베스트 퍼포먼스 상을 받았고, 홀인원으로 베스트 샷에 선정됐다. 상 2개를 차지해 너무 기쁘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대상을 받는 게 목표였기 때문이다. 올해는 욕심을 부리고 싶다.

홀인원은 처음인가?
5년 전 일본투어에서 홀인원 한적이 있지만 코리안투어에서는 처음이다. 동반 선수였던 이정환이 먼저 티 샷을 했는데, 짧았다. 그걸 참고해서 한 클럽 더 길게 잡았다. 8번 아이언을 선택했는데, 핀이 쉬운 위치에 있어 버디 찬스를 할 수 있겠다고만 생각했는데, 홀인원을 하게됐다.

하지만 그 대회에서 우승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카이도투어챔피언십에서 1라운드를 마치고, 우승을 할 것 같았다. 홀인원도 했고, 10언더파 60타를 쳐 코스레코드도 기록했다. 감각이 좋았고, 생각하지도 않은 홀에서 버디가 많이 나왔다. 연습 라운드 때는 아주 어렵게 느껴졌던 코스가 그날은 꽤 쉬웠다. 아이언 거리가 딱딱 맞았고, 퍼트도 잘 됐다. 그 흐름이라면 우승을 하고, 제네시스 시상식에서 대상도 탈 수 있겠다는 상상에 빠졌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는 티 샷이 난조였다. 너무 방심한 나머지 샷에 집중을 못했던 게 이유인 것 같다. 마냥 우승만 생각하다보니, 평소 안하던 실수가 많이 나오더라. 부끄럽기도 했지만, 느낀 것도 많았다.

통산 4승이다. 지난해 NS홈쇼핑군산CC전북오픈에서 우승했다.
해마다 1승을 하는데, 그게 참 신기하다. 군산CC전북오픈에서는 우승 기운을 좀 느꼈다. 그 전부터 성적이 좋아지고 있었던 시기였고, 그 주에 퍼팅이 잘됐던 것이 우승까지 이어진 것 같다. 그리고 와이프가 백을 메고 있었는데(당시에는 여자친구), 같이 호흡을 맞추고 나서부터 성적이 좋아졌다. 플레이 중 응원해주는 말이 도움이 된다.

결혼은 언제했나?
지난 겨울에 결혼식을 올렸고, 혼인 신고도 마쳤다. 와이프를 ‘여왕님’이라고 핸드폰에 저장해놨다. 여왕처럼 모시겠다는 의미다.

캐디가 여자친구였다. 도움이 되는 부분은?
캐디 일을 했었지만, 투어에서 선수의 백을 메는 건 다르다. 예를 들자면, 와이프가 아마추어에게 가이드하는 것처럼 “슬라이스 홀 같으니 왼쪽을 많이 보고 쳐”라고 할 때가 있다. 사실 그런 조언은 투어 선수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조언을 들을 때면 좀 재미있다. 웃음을 나게도 해, 긴장을 완화해주기도 한다.

대회 중에는 어떤 얘기를 주로 하나?
특별한 얘기보다는 소소한 얘기가 더 많다. “끝나고 뭐 먹지?”, “다음 주는 어떤 대회니까 뭘 챙겨가야겠다.” 이런 얘기다.

부인과 투어 생활을 함께 하면 의지가 많이 되나?
KPGA선수권에서 2위를 했다. 마지막 홀에서 스리 퍼트가 문제였다. 한 타 차로 2등을 했는데, 그때 굉장히 아쉬웠다. 우승을 했다면 5년 시드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망한 마음으로 스코어 카드를 제출하러 가는데, 와이프가 등을 토닥여주면서 “괜찮아”라고 했다. 그 때 많은 의지가 됐다.

지난해 가장 아쉬웠던 대회는?
우승을 했던 대회. 마지막 라운드까지 보기 없이 플레이를 이어오다가, 10번 홀에서 무너졌다. 터무니 없는 보기라 더 아쉬웠다. 갑자기 바람이 거세게 불었는데, 바람을 제대로 계산하지 못했다.

기록에 꽤 집착하는 편인 것 같다?
누가 기록을 세웠다고 하면, 내가 그 기록을 깨보고 싶기는 하다. ‘노 보기’ 우승에 꽤 욕심이 났었다. 지난 1990년 팬텀오픈에서 우승한 조철상 프로가 달성했다고 들었다. 대회 내내 계속 노 보기를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4 라운드 내내 한 번의 실수도 하지 않고 플레이 하기란 쉽지 않았다.

지난 시즌 목표는 얼마나 이뤘나?
10점 만점에 8점 정도 줄 수 있다. 시즌 초 목표했던 더CJ컵에도 출전했고, 우승도 했다. 아주 만족하는 해였다.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대상 포인트 순위에 일찍 올라갔고 중반부터 경쟁을 했지만 거기까지였다는 것이다.

작년 가장 최고의 순간?
더CJ컵에 출전한 것이다. 정말 영광스러웠고, 모든 게 감동이었다. 좋은 골프장에서 대회를 할 수 있었고, 공식 호텔부터 차량까지 선수를 위해 모도 지원을 해줬다. 그런 대우를 받으면서 대회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 것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가장 자신 있는 샷? 아마추어 골퍼를 위해 팁도 준다면….
드라이버 샷에 자신있다. 아마추어 골퍼는 드라이버를 세게만 치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천천히 백스윙을 하는 것이다. 백스윙을 급하게 하면 몸의 회전도 다 되지 않는다. 천천히 백스윙을 하는 느낌으로 헤드를 지면에서 많이 떨어지지 않도록 낮게 보내고, 어깨 회전을 많이 해야 한다. 그러면 거리가 길어진다.

롤 모델은?
카밀로 비예가스다. 퍼팅 라인을 거미처럼 엎드려서 보는 걸로도 유명한 바로 그 선수. 미국PGA투어에서 활동했는데 워낙 체구가 작았고, 다른 선수와 실력을 견주기에는 부족한 신체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육을 많이 키웠다. 누드 촬영을 할 정도로 탄탄한 몸을 자랑했다. 그렇게 신체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PGA에서 살아남은 그에게 많은 점을 배우고 있다.

올 시즌부터는 새로운 골프 웨어도 입게됐다.
타이틀리스트 어패럴을 입고 투어를 소화한다. 아직 이 골프 웨어를 입고 플레이를 해보진 않았지만, 촬영을 하면서 입어본 결과 나랑 꽤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기존에 입었던 제품과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소재다. 잠깐 움직여봤을 뿐인데, 활동성이 상당히 좋았다. 어색한 부분도 당연히 있다. 평소 베이스 레이어를 잘 입지 않는 편인데, 촬영을 하면서 입어 봤더니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그 외의 불편한 점에 대해서도 디자이너에게 의견을 전달했다. 내 의견을 반영한 제품도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기대가 된다.

올해 목표는?
제네시스 시상식 대상. 그것 뿐이다.

#팀타이틀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