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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다이제스트] '타이틀리스트 가이' 박상현

2013-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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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리스트 가이’ 박상현

박상현이 겨우내 이미지 변신과 샷 조율에 성공하면서 올해 투어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화려한 컬러와 디자인의 옷을 심플하고 깔끔한 것으로 갈아입었고, 한달 여의 해외 훈련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2009년 이후 끊긴 우승 횟수를 늘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지난 3월 초순 그를 만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에 대해 얘기를 들어봤다.

인터뷰_노수성

Q. <골프 다이제스트>:골프는 언제부터 시작했는가? 스승은?
A. 박상현: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시작했고, 김승일 프로에게 배웠다. 지금은 한연희 전 국가대표 감독과 함께한다. 3년정도 됐다.
주니어나 아마추어 시절에는 그렇게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는 아니었다.
돋보이지 않았지만, 꾸준히 성적을 내는 그런 선수였다. 국가상비군을 2년 지냈고, 국가대표는 아니었다. 상비군 동기는 성시우이며, 당시에는(김)대섭이 형이 신이었다. 가장 볼을 잘 쳤다. 매우 잘 쳤다.

Q. 2004년에는 프로가 됐지만, 성적이 그렇게 좋지는 못했다.
A. 06년 상반기까지만 출전하고 바로 입대했다. 골프 하기 싫어서 군대에 갔다. 프로 되기 전에는 골프가 재미있었는데, 프로가 된 이후에는 재미가 없었다. 슬럼프는 아니고 볼도 잘 맞았는데 그랬다. 그래서 영장 나온 김에 바로 입대했다. 투어가 너무 재미없어서, 대회를 하나 포기하고 학교(경희대 골프경영학과)축제에 갈 정도였다. 학교 다니는 것이 재미있었는데 공부보다는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Q. 캠퍼스 커플이었던 것으로 안다. 연애 하느라고 재미있었던 것은 아니고?
A. 그건 아니었다. 중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거의 8년 넘게 골프만 생각해왔다. 대학생활을 하니 다른 세상이었고 정말 재밌었다. 그렇다고 골프에 소홀한 것은 아니었다. 대학교 다닐 때 볼이 제일 잘 맞았고, 성적도 제일 좋았었다. 학교에 대한 재미있는 기억에 무척 많다. 와이프는 4학년 때인 2005년에 만났다.

Q. 앳된 얼굴, 크지 않은 키와 몸 때문에 강한 인상을 풍기지는 않는다.
A. TV보다 작고, 아담하게 보인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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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홍순상과 함께 투어의 대표적인 ‘꽃미남 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A. 주변 사람이 그렇게 말을 해주는 것이 고맙지만, 홍순상 프로에게는 미치지 못한다.
홍순상 프로와는 연습 라운드 때 자주 같이 플레이하는 편이다. 남자가 봐도 정말 잘 생기고, 한마디로 ‘살아있다’. 같이 옆에 있기가 부담스럽다. 나는 이제 꽃미남이 아니라 ‘유부남이다(웃음).’ 품절남’이기도 하고.

Q. 별명은? 또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만한 수식어가 있다면?
A. 별명은 수퍼 마리오다(웃음). 나는 긍정적이면서 단순하고, 같이 어울리면 기분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그게 취미이면서 낙이다. 군대에서도 재미있었다. 입대 전에는 골프 하는 사람만 만났었는데, 군대에 가보니 다양한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제대한 이후 선임, 동기, 후임을 여전히 만난다. 난 그들이 신기했다. 그들의 삶도 그렇고, 어디에 취직했고, 월급은 얼마나 받는지 등도 궁금했다. 새로운 세상이었고 사람들이었다. 난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 사람 만나면서 맥주 한 잔 하는 것을 즐긴다. 성격도 그런 것 같다.
프로암도 즐긴다. 프로암에 함께 했던 사람과도 자주 연락한다. 그들이 응원도 많이 해준다. 와이프는 나를 영업 사원이라고 한다. 전화를 많이 하고, 또 오기 때문이다. 차에만 타면 블루투수를 통해 통화를 한다. 명절때면 먼저 안부 전화를 한다. 난 사람이 좋다.

Q. 전투경찰로 복무하던 때 휴가를 모아 퀼리파잉에 출전했고, 시드를 받았다.
A. 운이 좋았던 것은, 2008년 전역하자마자 하반기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당연히 성적이 안 좋았다. 그런데 마지막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원래 못나가는 대회였는데 대회가 열리기 3~4일 전에 출전할 수 있다는 통보가 왔다. 그 대회에서 연장까지 나갔다.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풀 시드를 받았다.

Q. 09년엔 2승과 상금 랭킹 5위를 기록했지만,이듬해는 좀 주춤했다.
A. 09년에 성적이 무척 좋다 보니까 약간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호주에서 레슨을 받아보고, 뭔가 새로운 것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기존의 것을 무시하고 새로운 것을 하다 보니 뒤틀렸던 것 같다. 스윙적인 부분이나, 뭔가 많은 것을 다른 세계에서 배워보고 싶었지만, 이게 한 번에 바뀌지는 않더라. 그 전에 있던 것을 생각하면서 조금씩 틀을 바꿨어야 했다. 바꾸면 뭔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게 안됐다.

Q.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스타일인가?
A. 잘 되니까 더 욕심이 나서, 새로운 것을 하면 더 잘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게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곧 알게 됐다.
11년과 12년엔 상금 랭킹 2,4위였지만, 우승은 없었다. 옛날 것을 보강하고, 2010년 말부터 한연희 감독님에게 배우면서 꾸준한 성적을 냈던 것 같다. 한 감독님은 믿음을 준다. 스윙이 그렇게 나쁘지 않은데 성적이 나지 않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한 감독님은 그런 내게 ‘스윙이 좋은데 왜 그래’ 라는 말을 했다. 그 말에 다음 게임에 자신감이 생겼다. 한 감독님은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우승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심리적인 것 같다. 좀 더 배짱 있게 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또 지키는 스타일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Q. 2011년 11월에 결혼을 했다. 결혼 이전과 이후 달라진 점은?
A. 아직은 없다. 결혼 전이나 후,성적이 그렇게 줄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결혼하기 전이나 후, 별로 다른 것 없다. 그런데 아이가 나오면 좀더 달라지지 않을까? 4월에 아이가 태어난다. 아이가 생기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다. 와이프는 같은 학과 출신으로 골프에 많은 도움이 된다. 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골프하는 친구를 많이 알기 때문에 나를 잘 이해해준다. 일반 사람이라면 매일 연습장을 가고, 대회에 가서 며칠동안 집에 없는 것에 대해 잘 모르고 이해를 하지 못할 것이다.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단점도 있다. 내가 프로암 나가서 얼마를 받는지까지 다 알고 있다(웃음).

Q. ‘ 앙드레 김’ 옷을 오랫동안 입어왔다.
A. 복무 중일 때 Q스쿨에 출전했고, 그때 아는 사람 소개로 앙드레 김 사장님을 만나게 됐다. 앙드레 김에서는 프로 골퍼를 처음 후원했고, 골프 실력 등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 처음 보자마자, 얼굴보고 그냥 계약하자고 했다. 계약 이후에는 좋은 성적을 냈고 최근까지 인연을 맺었다.

Q. 옷 때문에 ‘강하다’는 인상을 주지 못했고, 한쪽으로 이미지가 너무 굳어진 것 같기도 했다.
A. 많은 사람들이 ‘너밖에 소화할 수 없는 옷’이라고 했었다. ‘이거 아닌데’ , ’다른 옷 입으면 잘 어울릴텐데’라고 생각했었다. 특히 앙드레 김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메인 스폰서에게도 좋지 못했다. 그래서 이미지를 바꾸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옷을 입어도 좋겠다. 다행히 타이틀리스트에서 의류도 나와서 입게 됐다. 타이틀리스트 옷을 입으면 깔끔하고 예쁘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아주 만족스럽다.

Q. 레슨 프로들은 박상현의 스윙을 ‘교과서’로 얘기한다. 자신의 스윙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나?
A. ‘교과서’라고 평가한다니 감사할 뿐이다. 스윙은 마음에 들고 그 동안 같은 스윙을 해왔기 때문에 변화를 주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 스윙을 장점으로 생각하고 있고, 약간 보완하고 있다. 더 바란다면, 원 플레인으로 자연스럽게 스윙을 했으면 좋겠다. 나는 좀 더 깔끔한 스윙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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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플레이 측면에서 ‘개성이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대현은 ‘최장타', 강경남은 ‘멘탈 종결자', 김대섭은 ‘강력한 숏게임', 홍순상은 ‘꽃미남’이라는 수식이 붙는다.
A. ‘고만고만’ 하다고 생각한다. 아주 잘 생긴 것도 아니고, 장타도 아니다. 중간 이상은 한다고는 생각하는데, 하나를 꼭 찍으라면 아직 부족하다. 키워드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멋있고 신사적인 프로’로 기억되고 싶다. 걸어다니는 것만으로도 멋있는 프로. ‘루크 도널드 같은 느낌이 든다’고 내게 말했는데. 나도 루크 도널드를 좋아한다. 그렇게 플레이하려고도 한다. 꾸준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다. 루크 도널드와 함께 프레드 커플스처럼 신사적이고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게 내 희망이다.

Q. 플레이 측면에서, 다른 프로와 차별되는 점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A. 정확하게 치는 것 같다. 그래서 페어웨이가 넓은 코스보다는 좁고, 러프가 긴 변별력이 있는 코스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좋아한다. 한마디로 타이트한 코스를 선호한다. 우승한 코스는 대체적으로 바람이 부는 곳이었다(스카이72, 힐튼남해). 매립지 특성 상 바람이 많은 코스였다. 특히 아시아나는 세팅이 까다로운 곳으로 유명한데 그런 코스에서 실수를 덜 하기 대문에 성적이 잘 나오는 것 같다.

Q. 타이틀리스트 용품은 언제부터 사용했나?또 올해 나온 새로운 프로V1은 어떤가?
A. 작년부터 사용했다. 타이틀리스트는 볼과 퍼터 때문에 사용하고 싶었다. 볼과 퍼터는 큰 차이가 있다. 퍼터는 내가 원하는 스타일로 만들어준다. 볼은 넘버1 볼이기 때문에 그렇다. 새로운 프로V1은 이전 볼에 비해 부드럽고, 거리가 일정한 것 같다. 이전 볼보다 부드러우면서도 스핀량이 많아졌지만, 원하는 거리를 제공한다. 그런 면에서 좋다.

Q. 올해는 타이틀리스트 어패럴을 입기 시작했다.
A. 새로운 옷을 입어본 소감은? 타이틀리스트 어패럴은 심플하고 깔끔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소재도 핏도 정말 좋다. 패션에 대해 관심이 많지 않지만, 이제는 좀 깔끔하고 심플한 이미지, 핏이 잘 나오는 것을 원했었는데, 타이틀리스 어패럴이 생각하는 것처럼 잘 나왔다.

Q. ‘바이저’만 쓴다. 이유가 있나?
A. 캡은 잘 어울리지 않았다. 바이저를 쓰고 머리를 잘 만지면 좀 더 커 보이고, 스타일이 잘 나오는 것 같았다. 캡을 쓰면 너무 안 어울린다.

Q. 평소에는 어떤 차림을 즐기는가?
A. 꾸미는 것을 잘 모르고, 꾸밀 줄도 모른다. 액세서리도 즐기지 않는다. 양주 모으고, 맥주 마시기 정도가 취미다. ‘귀고리를 하면 어울릴 것 같다‘ 고 얘기했는데 난 아플까봐 못한다.

Q. 겨울 훈련은 어디에서,어떻게 했나?
A. 태국 후아힌에서 한달동안 했다. 한 감독님 캠프에서 김효주와 함께 했다. 훈련하는 동안 ‘무엇을 준비했다’기 보다는 선수들과 어울려 역습하면서, 서로 좋은 것 보면서 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 한 감독님은 항상 똑 같은 말을 한다. ‘그냥 클럽 잘 넘어가게 하라’고 잘되다가도 안 되는 게 클럽 넘기는 것이다. 그걸 반복 연습했고 또 숏 게임 연습도 많이 했다.

Q. 올해의 목표는 무엇인가?
A. 09년에 마지막으로 우승하고 4년째 우성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작년도, 올해도 상금은 많이 벌었지만 우승이 없어 아쉬웠다. 상금을 많이 버는 것도 좋지만, 목표는 우승이다. 태국에서 충분히 훈련을 했다. 크게 보강했다기 보다는 평소 했던 것처럼 더 오버하지도 안 하지도 않았다. 결과는 신에 맡기겠다. 그 분이 올 것이다. 꼭 그분이 올 것이다.

Q. 우승을 하지 못하는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A. 성격인 것 같다. 카리스마와는 거리가 있고, 그냥 유한 스타일이라 나만 많이 우승하면 괜히 미안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독하지 못하다. 난 2등을 해도, 예선을 통과해도 잘 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골프를 해온 이후 계속 업그레이드 했다고 생각한다. 단지, 우승만 없을 뿐이다. 상당히 만족한다. 11년 보다 12년이 좋아졌고, 아직 13년이 열리지 않았지만 좋을 거라고 예상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계속 좋아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슬럼프도 없다. 우승하려면 눈에서 레이저가 나와야 하는데, 물고 늘어져야 하는데 …난 ‘오늘은 여기까지 인가보다’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 스타일이다.

Q. 언론에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A. 김경태도 인터뷰에서 ‘난 단타자가 아니다’고 강조했었다. 나도 경태보다 멀리 친다(웃음). 거리가 조금 나가는 선수는 아니다. 평균 이상으로 친다. 마음도 너무 약하지 않다. 마음이 약하고, 간이 콩알만해져서 우승 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 것보다는 아직은 ‘안 다져져’그런 것 같다. 어제보다는 오늘 더 발전하고 있다. 그러니 앞으로 우승도 더 많이 할 것이다.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난 골프클럽을 놓기 전까지는 계속 배우고, 만들어간다고 생각한다. 골프를 한 이후 계속 좋아지고 있다. 아직은 20~30년은 더 바라봐야 하는데, 더 좋아지지 않을까?

Q. 골프에 대한 철학?
A. 골프를 하고 나서 성격도 더 긍정적이면서도 활발하게 변했다. 친구도 많이 알게 되고, 또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 연세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빨리 성숙되지 않았나 싶다. 골프는 더 많이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같다.